【 분야별 전문가 나오도록 공무원 순환보직 중단 】

윤성식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위원장)

Q: 참여정부 혁신에는 거대한 담론만 있고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는 지적이 있다.

▶ 그렇지 않다. 구체적인 조치들이 이미 도입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디지털 예산 회계시스템 구축이다. 2006년 시험 도입하고 2007년에 전면 도입한다. 이게 구축되면 투명하고 일목요연한 예산회계시스템을 갖게 되고 이 시스템을 수출할 수도 있다. 둘째 자치경찰제 도입이다. 셋째 외교부 혁신이다. 모든 대사직이 개방됐다. 넷째 공직개방에 대한 획기적인 개선책을 내놓고 있다. 공직개방은 굉장히 중요하다. 우리 공무원은 능력 있지만 국민을 만족시키는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인적 구성이 획일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 있는 공무원이 필요하다.

Q: 공직 개방과 전문성 확보를 위한 복안을 밝혀 달라.

▶ 순환보직을 하다 보니 전문성이 많이 부족하다. 때문에 공무원의 순환 보직은 중단해야겠다. 공직 개방은 외부 민간인들이 대거 들어올 수 있는 길을 열자는 것이다. 개방형 임용제에서 더 나아가 각 부처가 1~5급의 20%까지 민간인만을 대상으로 계약직 공무원을 채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부처에 따라 20% 모두 쓸 수 있고 그 보다 적게 쓸 수도 있다. 현행 개방형은 실ㆍ국장의 20%를 대상으로 한다. 여기에 추가로 20%를 실시하는 것이다. 부처가 계약직 20%를 다 쓴다면 최고 40%가 외부에 열리게 된다.

Q: 개방형 자리를 공모해도 민간전문가가 보수, 임기 때문에 기피한다고 하는데.

▶ 임기를 늘리고 보수를 증액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느 정도로 해야 할 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Q: 외교부가 개방형의 상징으로 돼있다. 대사직에 대해 30%까지 개방한다고 했다가 최근 폭을 밝히지 않는 등 후퇴하는 조짐도 있다.

▶ 모든 대사직을 개방하되 개방비율은 인재 풀과 공관상황에 따라 결정할 것이다.

Q: 그렇게 하면 공직사회의 특성상 결국 축소되는 것 아니냐?

▶ 정부 의지에 달려 있다고 본다. 이 제도를 유야무야 하지 않을 것이다. 대사직은 공모하지는 않을 것이다. 인재 풀을 만들어서 스크린을 거쳐 결정한다. 타 부처에서도 올 수 있다.

Q: 계약직 민간인 임용은 언제부터 시행 가능한가?

▶ 이르면 내년부터 시행될 것이다.

Q: 고위공직자들 사이에서 윤 위원장이 공적 1호로 돼 있는 것 아니냐?

▶ 그렇다(웃음). 그러나 공무원들도 이것이 큰 흐름이라는 것은 인정한다.

Q: 순환보직 중단을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 재경부를 예로 들어보자. 금융, 조세, 기획 등을 넘나들게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한 쪽 전문가로 크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조직법을 바꿔야 한다.

Q: 외교부의 복수차관제 도입에 이어 혁신위가 재경부 등 다른 부처의 복수차관제 도입을 검토한다고 청와대가 밝혔는데.

▶ 우리 위원회에서는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 다만 외교부 혁신과 관련해 복수차관제를 검토했었다. 다른 부서는 전혀 고려한 적이 없다.

Q: 외무고시를 폐지하겠다고 했다. 구체적 시행 계획은?

▶ 외교관은 어학을 잘해야 한다. 외교관으로서의 품성과 자질은 필기 시험으로 선별할 수 없다. 일본의 경우도 행정고시는 그대로 있지만 외무고시는 폐지했다. 우리도 다양한 방식으로 각 지역 전문가를 뽑을 수 있어야 한다.

Q: 행정고시 폐지는 검토 안 하나?

▶ 행정고시는 문제점도 있지만 좋은 점도 있어 폐지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

Q: 공정거래위 업무 중 다른 부처로 이관할 업무를 찾는다고 했는데 어떻게 되고 있나?

▶ 쉽지 않은 일이더라. 지금 전담팀에서 공정거래위의 기능을 검토중이다.

Q: 공정위의 계좌추적권 지속여부도 다루나?

▶ 아니다. 구체적으로 하는 일까지 언급하는 것은 월권이다.

Q: 자치경찰제로 자치단체장이 경찰권까지 갖게 돼 토호세력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 변사또 같은 이가 나오면 어떡하냐는 우려가 있을 것이다. 이몽룡 같은 이가 나타나야 한다고 한다. 그러나 경찰서비스는 얼마든지 계량화가 가능하다. 범죄율이 올라가고 잘하지 못하면 자치경찰권을 거둬들이면 된다.

Q: 장관평가제를 이야기 한 적이 있는데.

▶ 장관평가제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부처에 대한 평가가 결국 장관 평가다. 어떤 장관은 이미지만 관리했지만 성과는 없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이미지는 없지만 성과는 많은 경우가 있다. 이런 것을 가리는 것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Q: 정부 혁신의 주도자로서 한마디 한다면?

▶ 혁신은 매우 어렵다. 그것을 추진하는 데에는 많은 갈등이 있다. 부처 의견이 다르고 사람에 따라 의견이 다르다. 그러나 우리는 합의를 이끌어서 혁신을 가야 한다. 또한 혁신은 오래가야 성과가 나온다. 그렇기 때문에 그 성과가 드러나기 전까지는 무엇을 했느냐는 소리를 듣기가 쉽다. 국민들이 혁신을 느끼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 본 인터뷰는 2004년 11월 17일자 한국일보 [한국인터뷰]란에 실렸던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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