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치경찰의 서막이 울리던 날의 단상 】

양영철(지방분권전문위원회 자치경찰 T/F 팀장)

오늘은 참 기분 좋고 의미있는 날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는 9월16일, 청와대에서 제54회 국정과제회의를 개최하였다. 회의가 끝날 쯤에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오늘은 참 기분 좋고 의미 있는 날이라고 여러 차례 말씀하였다. 주제 발표를 했던 나는 대통령께서 항상 국민들에게 무섭고 위압적 대상이었던 경찰이 자치경찰이라는 참여정부의 개혁과제에 의해서 구호뿐인 국민의 경찰이 아니라 실제적인 국민의 경찰로 탄생하는 의미를 강조하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참석자들도 모두가 안도하는 얼굴이었다. 참여정부의 분권 과제 중 가장 어려운 과제라고 여겼던 자치경찰이 국정과제로 당당하게 상정되었고, 중점 토론주제도 관련 부처간에 합의를 이루었기 때문이다. 참석자들은 국민들이 60년간을 기대했던 자치경찰이 드디어 돛을 올리기로 결정하는 회의였기에 감회어린 정담들을 나눌 수 있었다. 자치경찰의 안을 만들었던 우리 위원들도 역대 정부처럼 논의에서 시작하여 논의로 끝날 줄 알았던 자치경찰이 오히려 참여정부의 분권정책에 앞장 서는 것을 보면서 분권정책의 앞날에 대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자치경찰로 인하여 지역치안이 주민의 통제 하에 있게 되었다는 것은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성장과 지방자치의 잠재력을 증명해 주는 중요한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언제나 정치적 소용돌이에 있었던 자치경찰

자치경찰은 역대 정부 모두가 실시하고 싶은 정책 중에 최우선에 들어있었다. 그러나 결과는 실패였다. 지난 정부 때는 실시 직전까지 갔지만 결국 실패했다. 가장 큰 이유는 대체로 다음 세 가지로 말할 수 있다.

첫째, 집권여당이 싫어했다. 역대 집권여당들은 겉으로는 자치경찰을 실시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내부는 철저하게 자물쇠를 잠겨 놓고 일을 했다. 국가 경찰이 없으면 선거를 치루지 못하고, 각종의 정보를 얻을 수 없는데 왜 이렇게 좋은 조직을 일부라도 넘겨 주려하느냐 하는 주장이 대세를 이룬 것이다.

두 번째는 검찰과 경찰에 있다. 두 부서는 오랫동안 수사권 독립 문제를 가지고 싸워왔다. 경찰은 수사권의 독립을, 검찰은 시기상조임을 내세워 한 치의 양보 없는 지루한 싸움을 하여 왔던 것이다. 대통령과 집권 여당의 입장에서 보면, 두 집단은 정권적 차원에서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무승부를 선택하게 되었고, 결국 자치경찰은 고래싸움에 어이없게 말려들게 된다.

세 번째 싸움은 인사권을 두고 자치단체와 경찰간에 싸움이다. 경찰은 자치단체에 소속되는 것은 곧 국가경찰의 소멸을 가져오는 것처럼 생각하고, 자치단체장은 기를 쓰고 자치경찰을 산하 조직으로 놓고 인사권을 행사하려 한다. 이 또한 만만치 않은 싸움이 되어 자치경찰은 상처만 입고 퇴장하게 되었다.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매 논의과정에서 자치경찰은 주민을 위한 지역치안의 의미는 퇴색되고 정치적 이해득실에 의해서 좌우된 것이다. 주민들은 안중에 없었던 것이다.


주민의 손으로 돌아오게 된 자치경찰

이제 자치경찰은 주민들의 손으로 돌아오는 여정에 섰다. 지역주민들이 동네 무질서한 불법주차가 이제 더 이상 국가의 일이 아니라 우리 일로 여기게 되었다. 동네 무허가 음식점, 노점상 등이 들어서 있어도 아무 말도 못했던 지역주민들이 당당하게 지방정부에게 그 처리를 요구할 수 있게 되었다. 환경문제 등 항상 NGO 들의 권한으로만 여겨 왔던 일들이 자치경찰관이 그 자리에 우뚝 서 있고, 지역주민들이 뒤에서 박수를 치는 모습은 생각만 해도 즐겁고 신나는 일이다. 대신 우리 지방정부는 이러한 즐거움을 훌륭한 자치의식을 가지고 억제하고, 협력하면서 자치경찰을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책임이 있음을 철저하게 인식하여야 한다.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의 솔선수범, 지역단체들의 자원봉사, 지역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만이 60년 만에 실시하는 자치경찰을 성공시킬 수 있을 것이다.

역대 정부들이 너무나 아까워 줄 수 없었던 자치경찰을 미련 없이 줄 수 있는 참여정부, 이 정신이 초지일관 되는 한 참여정부의 분권정책은 큰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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