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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은 역사다"
2008-01-03 15:31:04 (Hit : 3717)
 

2002년 16대 대선을 전후로 성공적인 대통령이 되기 위해 해야 할 정책적·제도적 조언들이 많이 제시됐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러한 조언들을 받아들여 대통령 프로젝트를 선정하고, 이를 추진하는 장치로 국정과제회의를 설치했다. 그리고 이 회의를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직접 주재했다.

이러한 대통령 프로젝트 중에서도 정부혁신은 특히 대통령이 각별한 관심을 보인 주제였다. 그리고 핵심 추진체계로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를 설립했다.

참여정부에서는 국정과제위원회를 통해 대통령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과제들을 추진했다. 위원회의 활용과 관련한 여러 이론적 시각 중 대의제와 거버넌스 네트워크간의 관계에 대해 유형화한 연구를 잠깐 소개하고자 한다.

[표] 대의제와 거버넌스 네트워크 간 관계에 대한 4개의 논제들  

혁신 성공 위해 체계성·지속성 중요 

참여정부는 혁신의 체계성과 지속성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혁신을 성공시키는 중요한 요소라고 판단했고, 역대정부의 혁신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일의 추진방향과 방법, 내용을 체계적으로 보여주는 혁신 로드맵을 작성해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혁신추진을 가능하게 하고자 했다. 혁신 로드맵은 참여정부 출범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 참여정부의 바람직한 역할과 기능에 대한 기존의 다양한 논의들, 선거과정에서 드러난 주요 이슈들, 그동안 정부 내에서 오랫동안 현안이 되었던 각종 문제들을 종합적으로 분석·검토하는 것부터 시작됐다.

추진과제를 선정하기 위해 2003년 4월~5월까지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및 규제개혁위, 전경련 등 경제인단체, 삼성경제연구소 등 민간경제연구소, KDI를 비롯한 정부산하 연구기관, 그리고 각 부처와 시도의 직장협의회에 자료제출을 요청해 분석·검토한 뒤, 149회의 TF회의를 통해 로드맵을 작성했다.

로드맵 과제는 기획단계, 정책화 단계, 시행단계를 거치면서 추진되었고, 로드맵 과제의 기획 및 정책화를 위한 노력은 대체로 2003년에서 2005년까지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 2005년에 들어 로드맵 과제가 본격 추진됨에 따라 로드맵 점검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위원회 내에 ‘혁신분권평가전문위원회'를 설치해 2006년과 2007년에 로드맵과제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특정 제도가 의도한 효과를 가져올 것인지는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 혁신을 위한 정책의 설계단계와 평가는 시간을 두고 장기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어떤 제도개혁을 하게 되면 의도한 효과를 가져오도록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고 가정하지만 그것은 일종의 환상이다. 생산성을 올리려는 개혁이 오히려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자율성을 제고하려는 시도가 오히려 반대효과를 내는 모순을 가져오기도 한다.

일례를 들자면 이집트 정부는 이집트의 생산역량 증대를 위하여 아스완하이 댐을 건설했다. 댐 건설로 수력발전은 물론 해마다 반복되던 홍수를 사상 처음으로 통제하고 수십만 ha의 새로운 땅에 물을 공급하고 아스완 근처의 배 운항을 활발하게 했다.

그러나 곧 역기능이 나타났는데, 예전의 홍수가 실어나르던 풍부하고 비옥한 침적토가 사라져 나일강 하류 삼각지의 생산성이 저하됐다. 또 이 댐의 건설로 인해 얕은 물속에서 서식하면서 주혈흡충병 기생충을 전파시키는 역할을 해오던 달팽이의 서식이 증가하게 됐고 그 결과 이집트 국민의 절반이 이 병에 감염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로 인해 국민들의 노동능력은 떨어지게 됐고 댐건설로 인한 생산성 증대효과는 완전히 상쇄되어 버리고 말았다. 최근 양자강에 건설된 중국의 산사댐 역시 이러한 역기능이 우려되고 있다.

1960~1970년대 우리는 범국가적으로 출산율 저하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쳤다. 그리고 그 목표가 달성되는 순간 이제는 지나친 출산율 저하로 인하여, 출산 장려정책을 펴야만 하는 상황이 됐다.

이처럼 어떤 목적을 가지고 추진된 정부정책은 의도된 목적이 달성되지 못하기도 하고 오히려 부작용이 나오는가 하면, 정부의 시책이 완전히 180도 뒤바뀌기도 한다.

참여정부가 추진했던 대표적인 혁신사례 중의 하나인 특허청의 심사기간 단축(22개월:03년 → 9.8개월:07년)을 예로 들면 연간 1조4천억원의 경제적 효과가 나오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우리의 특허심사 서비스가 외국으로 수출되고, 기업들에게는 시장 선점효과, 로열티 확보, 기술소유권 분쟁감소 등의 영향을 미치고 있어 기업의 기술경영활동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도 조사됐다.

부처 자율성 확보 미흡 보완해야 그러나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특허심사 기간단축에 어떤 부작용이 생길지 항상 주의를 해야 한다. 당장의 부실심사 우려 외에 각 산업별로 적절한 심사기간이 존재하는 것은 아닌지, 과도한 특허보호기간으로 인해 기업들에게 불필요한 경비가 소요되는 것은 아닌지 등을 주의해야 할 것이다. 즉 혁신성과에 대한 평가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돼야 한다.

혁신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부로의 변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혁신이어야 한다. 이러한 혁신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각 부처가 스스로 일을 하도록 부처의 부담을 줄여주어야 한다.

그런데 혁신을 추진하면서 부처의 자율성을 제고를 강조했지만, 참여정부 5년 동안 정부혁신을 추진한 결과 사업부처에 자율성을 부여하고자 한 목적이 달성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그동안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부개혁이 추진되어 왔고, 일반적으로 정부혁신은 새로운 정권의 출범 초기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새로운 비전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그에 적합한 행정체제의 재설계가 수반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역대 정부들의 정부혁신 전략은 중장기적인 결과(outcome)보다는 단기적인 산출(output)에 초점을 부여해 온 것으로 보인다. 구조에 초점이 부여된 요란한 개혁보다는 설계단계부터 평가까지 길게 보고 장기적으로 치밀하게 관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위원장 김병섭 ]


<출처 : '혁신의 창' 131호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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